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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0-09 10:47 조회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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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연구 재료를 개인 혹은 연구공동체와 공유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공유의 대상은 우리가 연구해 왔던 재료뿐 아니라 아직 논문으로 출판되지 않았더라도 다른 연구자에게 도움이 될 재료들을 포함한다. 논문으로 출판할 때까지 연구 재료를 공개하지 않고 가둬두는 방식이라든가, 나에게 개인적인 흥미가 되지 않았던 연구 아이디어나 연구의 진척을 숨기는 방식은 학생들에게도 해악이 될뿐더러 과학의 진보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학의 진보야말로 우리가 가장 가슴에 담아두어야 할 정신임을 기억해야 한다.” 토머스 헌트 모건⁠

DNA의 염기서열이 디지털 정보라는 사실의 발견 이후, 분자생물학은 물리학에서 넘어온 엄밀한 실험방법론과 또한 실제로 물리학에서 생물학으로 이주한 물리학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20세기 중반 빠르게 발전전해나갔다(미쉘 모랑쥬의 《분자생물학: 실험과 사유의 역사》를 참고할 것). 닐스 보어의 친구였던 막스 델브릭처럼 물리학자에서 생물학자로 전업한 과학자의 숫자는 점점 증가했으며 이들은 델브릭이 만든 ‘파지 그룹⁠’ 등을 중심으로 실험생물학을 중심으로 한 역동적이고 활발한 연구공동체를 만들어갔다. 1940년대 말부터 시작된 분자생물학 혁명은 물리학을 중심으로 형성된 오래된 과학의 중심축을 생물학으로 옮기는 계기를 마련했고 분자생물학으로 인해 과학계에는 생물학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홀짝게임

1979년의 록펠러 미팅은 과학을 주도하던 분자생물학의 연구성과들 중 특히 DNA 염기서열 데이터베이스를 확립하기 위한 시도였다. 이미 데이호프가 주도했던 아미노산 서열 데이터베이스가 존재했지만 아미노산 서열 연구는 분자생물학자들이 아닌 생화학자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연구공동체의 문화에 의존했다. 지금이야 분자생물학과 생화학의 간극이 크게 좁혀져 있지만, 20세기 중반만 해도 두 학문의 전통과 연구방법론 그리고 연구주제에는 큰 차이가 존재했다. 특히 단백질 연구를 중심으로 발전해온 생화학은 유전정보의 대물림과 발현에 관심을 갖던 전통적인 발생학, 유전학, 생리학의 전통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었다. 즉 데이호프의 아미노산 서열 데이터베이스는 실험생물학 전통에서 등장한 첫번째 데이터베이스라기보다는 화학의 전통에서 등장한 데이터베이스라고 보는 시각이 더욱 적절해 보인다. 왜냐하면 전통적인 화학의 도덕경제와 생물학의 도덕경제 사이에는 큰 괴리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초파리와 다이너마이트 - 실험생물학과 생화학의 상반된 도덕경제

유전자은행이야말로 분자생물학이라는 학문이 탄생하고 그 학문의 전통이 축조해낸 문화와 도덕경제를 바탕으로 구축된 최초의 데이터베이스다. 즉 유전자은행에는 실험생물학을 기반으로 하는 연구공동체의 오래된 문화가 반영되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20세기 초반 미국에서 시작된 토머스 헌트 모건의 초파리 연구공동체를 연구한 과학사가 쾰러는 철저한 공유정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초파리 유전학의 문화를 자세히 기술했다⁠. 특히 쾰러는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유전학 모델생물이었던 초파리가 어떻게 미국식 과학의 표본이자 유전학의 가장 강력한 동물이 되었는지를 바로 이 공유정신을 바탕으로 한 '도덕경제(moral economy)'를 통해 설명해 낸다. 초파리 연구공동체에서 시작된 공유의 도덕경제는 유전학 대부분의 모델생물로 퍼져나갔는데 옥수수 씨앗을 무료로 공유했던 롤린스 에머슨(Rollins A Emerson)의 노력을 비롯해서 이후 델브릭의 파지그룹의 문화를 넘어 시드니 브레너가 만든 선충유전학 공동체에도 영향을 미쳤다⁠.


20세기 초반 유전학의 대표적인 생물이 된 초파리 연구공동체는 모건을 중심으로 연구재료와 지식의 공유를 하나의 문화로 만들어나갔다. 그 과정을 다룬 책 로버트 쾰러의 《파리 대왕》. 시카고대 출판사
유전자은행이 건설되기 훨씬 전부터 실험생물학의 전통은 독특한 도덕경제의 문화를 유지하고 있었다. 모건과 그의 제자들이 건설한 거대한 초파리 연구공동체는 단일한 시조 - 모건- 를 중심으로 하는 하나의 문파를 형성하고 있었고, 인간과 닮은 포유류 연구자들과 그들을 구분하면서도 초파리 연구공동체를 하나로 묶어주는 규범의 중심에는 모건이 제자들에게 자주 이야기했던 윤리가 자리잡고 있었다. 따라서 초파리 유전학에 발을 디딘 그 어떤 과학자일지라도 연구재료의 공유에 있어서 이기적일 수 없었다. 설사 어떤 초파리 유전학자가 일탈을 해서 재료를 공유하지 않고 이기적으로 군다고 해도 그는 곧 초파리 연구공동체 전체로부터 도덕적 해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되고 어떤 식으로든 피해를 받게 된다.

내가 박사후연구원으로 미국에서 막 초파리 유전학 연구를 시작했을 때의 이야기다. 막스 델브릭과 시모어 벤저의 제자였던 지도교수는 초파리 연구공동체의 도덕경제를 체화한 과학자였고,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연구재료들과 초파리들을 공유하는데 전혀 인색함이 없었다. 단 연구재료를 공유한 상대방 과학자가 똑같은 도덕경제의 규범을 따를 때에만 공유가 지속되었다. 한창 초파리 교미시간 연구를 하던 도중에 원래는 생쥐의 행동을 연구하던 옆방 교수 실험실의 대학원생이 꽤 많은 초파리 라인들을 빌려달라고 했고, 나는 아무 꺼리낌 없이 초파리들을 기쁜 마음으로 공유했다. 이후 그 실험실이 초파리의 이종 간의 구애 행동에 대한 흥미 있는 논문을 준비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내가 수행하던 실험에 접목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초파리 종 몇 개를 빌려달라고 부탁했다. 부탁을 받은 대학원생은 먼저 교수에게 허락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고 나는 그러라고 말하곤 잊어버렸다. 그리고 며칠 뒤 그 교수는 내 지도교수에게 이메일을 보내 내가 자신의 연구를 훔치려 한다는 근거도 없는 주장을 폈고, 나는 지도교수와 함께 이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해야만 했다. 나의 행동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걸 알게 된 지도교수는 실험실 구성원 전체에게 앞으로 해당 교수 실험실에 초파리를 빌려줄 때에는 반드시 당신에게 허락을 구하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해당 교수의 대학원생 박사학위 논문 심사위원이었던 내 지도교수의 아내분은 심사위원 자리를 물러나며 그 교수에게 “나는 당신이 내가 학위논문 심사를 하면서 당신 학생의 아이디어를 훔쳤다는 오명을 듣기 싫다. 그래서 이 심사위원직을 물러나겠다”라고 말했다. 초파리 연구공동체의 도덕경제는 여전히 잘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박사후연구원 시절의 이 경험을 통해 몸으로 체험했다.

데이호프의 아미노산 서열 데이터베이스는 소유권 문제에서 사용자들의 반발을 샀다. 즉, 서열 데이터는 데이호프와 NBRF의 소유였고, 사용자들은 자신들이 기증해서 만든 데이터베이스에 비싼 사용료를 내야만 접근할 수 있었으며, 심지어 재분배를 하지 않는다는 사용권 동의 계약서에도 서명해야 했다. 데이호프가 화학자로 훈련받은 과학자였다는 사실과 그가 NIH에 제안한 유전자은행의 운영방식이 그가 오랫동안 운영해온 아미노산 서열 데이터베이스의 운영방식과 똑같다는 사실 사이에는 우연을 넘어 과학의 각 분야가 구축한 오래된 도덕경제의 차이가 반영되어 있다. 즉, 데이호프는 화학의 전통에서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선취권과 소유권의 규범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예를 들어 1965년 시작된 캠브리지 구조 데이터베이스(Cambridge Structural Database)는 화학의 전통에서 구축된 가장 큰 콜렉션이었는데, 화학자들은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는 캠브리지 대학교가 소유권을 갖고, 사용자 모두가 사용료를 지불하는데 아무런 문제의식을 갖지 않았다⁠7. 화학의 내부에서 오랫동안 구축되어온 이런 전통적 규범은 화학이라는 학문이 시작부터 산업계와 긴밀한 상호작용을 하며 발견의 경제적 이익을 고려할 수 밖에 없었던 역사와 관련이 있다. 18세기 이후 화학의 발견들은 실제로 인류 역사에서 엄청난 산업을 창출했고 실제로 많은 화학자들은 그들의 발견을 상업적으로 이용해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대표적인 예가 다이너마이트를 만든 알프레드 노벨과 아세톤을 만든 이스라엘의 초대 대통령인 하임 바이츠만이다. 이런 화학의 도덕경제는 훗날 학술지를 모두 무료로 공개하는 오픈 액세스 운동을 왜 미국화학회가 끝까지 거부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이해하는데에도 도움이 된다. 상업화와 지식소유권 및 특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화학의 전통은 데이호프가 유전자은행을 구상하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 생물학의 오래된 도덕경제와 상충되는 이런 규범은 현장 실험생물학자들의 반발을 살 수 밖에 없었다.

실험생물학과 해커문화의 조우 - 오픈액세스 운동의 탄생

유전자은행의 설립은 여러 측면에서 실험생물학 전통에 역사적 전환점을 만들어냈다. 과학 지식의 진보에 촛점을 맞춘다면 유전자은행은 실험생물학을 주축으로 발전하던 분자생물학에 컴퓨터를 이용한 전산과학이 융합할 수 있는 플랫폼이 구축되었다. 특히 월터 고드처럼 원래부터 컴퓨터를 이용해 시뮬레이션을 하던 전산물리학자가 유전자은행을 구축하게 되면서 컴퓨터를 이용하는 전산생물학은 빠르게 발전해나가기 시작했다. 월터 고드는 데이터베이스가 단순한 저장소를 넘어 새로운 지식을 만드는 도구여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연구자들이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해서 염기서열을 비교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현재 유전자은행에는 수십만 종의 염기서열이 담겨 있고, 매일 수만 명의 과학자들이 접속하는 생물정보학의 핵심적인 플랫폼이 되었다. 그리고 여전히 유전자은행은 무료로 이용가능하다.

유전자은행의 설립을 통해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이라는 분야가 분자생물학과 맞먹을 정도로 큰 분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생물정보학의 등장은 물리학적 방법론과 물리학자들의 유입으로 분자생물학이라는 거대한 학문분야를 만든 생물학자들이 이번에는 컴퓨터와 정보를 연구하던 전산과학자들과 연대하여 새로운 융합을 이루어냈음을 의미한다. 즉, 생물학의 역사 자체가 복잡한 생명현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분과학문들의 합종연횡인 셈이다. 생물정보학의 등장으로 시험관 수준의 인 비트로(In-vitro) 생물학과 생명체 수준의 인 비보
(In-vivo) 생물학을 넘어 컴퓨터 수준의 인 실리코(In-silico) 생물학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제 유전체를 이용해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수많은 생물학자들에게 컴퓨터와 서버 그리고 네트워크 장비는 필수품이 되었다. 실험생물학을 위주로 발전했던 분자생물학은 이제 컴퓨터 과학과 만나 또다른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포트란을 언어로 사용해 천공 컴퓨터로 아미노산 서열을 분석하던 생물정보학의 초창기 모습 Gauthier, J., Vincent, A. T., Charette, S. J., & Derome, N. (2019). A brief history of bioinformatics. Briefings in bioinformatics, 20(6), 1981-1996.
컴퓨터 과학자들이 생물정보학에 진입하면서 그들이 공유하던 문화와 도덕경제 또한 생물학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특히 컴퓨터를 다루던 개발자들이 공유하는 해커정신은 생물학의 오래된 공유 도덕경제와 맞닿아 있었다. 해커문화에서 출발한 카피레트트운동과 오픈소스 운동은 지식 공유 운동인 오픈 액세스 운동이 왜 생물학에서 활발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해주는 가교가 된다⁠. 유전자은행은 바로 이런 해커 문화도 흡수했고, 분자생물학자들과 컴퓨터 과학자들은 생물정보학이라는 가교를 통해 함께 오픈액세스 운동을 실천할 수 있었다⁠.

즉, 유전자 은행의 설립은 실험생물학의 도덕경제를 반영할 뿐 아니라 컴퓨터 과학의 해커 문화를 반영한다.유전자은행을 통해 스며든 과학의 공유정신은 이후 인간유전체계획의 수행에서 유전자를 둘러싼 각종 상업화의 욕망을 정화시키는 무기로 작동하게 된다. 특히 민간기업인 셀레라 지노믹스의 크레이그 벤터와 같은 인물이 인간 유전체에 특허를 걸어 상업화하려던 야망을 억제할 수 있었던 것도 선충 공동체에서 공유의 정신을 배웠던 존 설스턴 경 같은 실험생물학자가 인간유전체계획을 진두지휘했기 때문이다[ 내 글 ‘효소 냉장고, 유전자 특허’ 을 참고할 것]. 유전자은행을 통해 학문적 내용에서뿐 아니라 학문의 문화까지도 공유하게 된 실험생물학과 컴퓨터 과학은 이후 2000년 유전자은행의 철학을 생물학 지식 전체로 확장한 논문 공유 플랫폼 펍메트 센트럴(Pubmed Central)로 이어지게 되고, 2008년이 되면 미국립보건원은 연방정부의 연구비를 사용한 모든 논문은 출판 후 1년 이내에 모두 펍메드 센트럴에 공개되어야 한다는 법안을 시행한다. 미국립보건원이 과학적 지식의 공유에 손을 들어준 2008년 4월 7일은 월터 고드의 유전자은행이 설립된지 25주년이 되던 날이었다.


컴퓨터 과학의 주역이던 개발자들은 MIT를 중심으로 발전한 해커문화와 리처드 스톨만 등의 구루들이 실천해온 자유로운 공유정신에 익숙하다. 바로 이 해커문화는 유전자은행을 거쳐 생물정보학을 통해 생물학에 유입되어 오픈 액세스 운동 등으로 확장되어 간다.


※참고자료
- 2015년 발간된 《Fly Book》에 쓴 게리 루빈의 서문에서 재발췌. 초파리 연구공동체의 도덕경제에 대해서는 《플라이룸》을 참고할 것.
- 파지그룹에 대해서는 《플라이룸》과 다음 글을 참고할 것. https://www.sciencetimes.co.kr/news/rna-타이-클럽과-술-마시는-과학자들-그리고-통섭/
- 과학사상연구회. 생물학의 시대. 서울: 통나무, 2002.
- 내 글 ‘단백질 시대의 형성’을 참고할 것 https://www.sciencetimes.co.kr/news/단백질-시대의-형성/
- 초파리 연구공동체의 도덕경제에 대해서는 《플라이룸》과 다음 글을 참고할 것 http://www.hani.co.kr/arti/PRINT/842730.html
- 초파리 연구공동체에 대해서는 《플라이룸》과 다음 논문을 참고 Kohler, R. E. (1994). Lords of the fly: Drosophila genetics and the experimental lif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파지 그룹에 대해서는 다음 책을 참고 Lily E. Kay, The Molecular Vision of Life: Caltech, the Rockefeller Foundation, and the Rise of the New Biology (New York: Oxford Univ. Press, 1993).
- Groom, C. R., & Allen, F. H. (2014). The Cambridge Structural Database in retrospect and prospect. 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53(3), 662-671.
- 인트론의 발견으로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리처드 경은 미국화학회의 이런 고답적 전통에 분개해 미국화학회를 탈퇴하기도 했다.
- 해커문화와 생물학의 연결고리에 대해서는 나의 다음 글들을 참고할 것. ‘시민생물학과 한국의 과학’ http://www.bloter.net/archives/306309, [김우재의 보통과학자]알렉산드라 엘바키얀, 논문 해적 혹은 지식공유의 화신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346580
- 해커문화를 경험한 알바키얀이 왜 싸이허브를 운영하며 모든 논문을 공유하려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34658

※필자소개
김우재 어린 시절부터 꿀벌, 개미 등에 관심이 많았다. 생물학과에 진학했지만 간절히 원하던 동물행동학자의 길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포기하고 바이러스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박사후연구원으로 미국에서 초파리의 행동유전학을 연구했다. 초파리 수컷의 교미시간이 환경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신경회로의 관점에서 연구하고 있다. 모두가 무시하는 이 기초연구가 인간의 시간인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다닌다. 과학자가 되는 새로운 방식의 플랫폼, 타운랩을 준비 중이다. 최근 초파리 유전학자가 바라보는 사회에 대한 책 《플라이룸》을 썼다.

[김우재 보통과학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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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가장 큰 위협 요인은 극우단체의 도심 집회"
국민의힘 "차벽까지 설치하니 민주주의 후퇴라는 비판 많아"

개천절인 지난 3일 오전 서울 광화문 도로에 돌발적인 집회·시위 등을 차단하기 위한 경찰 버스가 줄지어 서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정부가 9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열릴 수 있는 한글날 집회에서도 '차벽'(車壁) 을 설치하겠다고 예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광화문 인근 지하철역에서 전동차를 무정차 운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있는 대규모 집회 개최는 마땅히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인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비판이 있다. 앞서 개천절 집회에도 이를 둘러싼 격론이 일어난 바 있다.

9일 보수단체 등에 따르면 한글날 서울 지역에 신고된 집회는 전날(8일) 기준 총 1220건이다. 10인 이상이 참여하는 신고 집회 70건은 모두 금지 처분을 받았다. 또 10인 미만 집회 69건도 금지 통고 됐다. 차량 시위는 애국순찰팀, 우리공화당 서울시당 등 2건 예고돼 있다.

여당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불가피한 조처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부 보수단체의 '한글날 집회' 강행 움직임에 대해 8일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코로나 방역은 한순간의 방심, 허점에 무너진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가장 큰 위협 요인은 극우단체의 도심 집회"라며 "국가 방역체계를 무너뜨리고 국민에 위협을 가하는 집회를 기어이 열고 말겠다는 극우단체의 행태를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며 "한글 창제의 의미인 '애민 정신'을 되새겨보라"고 말했다. 이어 "광화문 차벽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방역의 최후안전선"이라며 "이 고비를 넘겨야 경제 반등, 일상 회복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파워볼


개천절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오전 집회 금지 펜스가 설치된 광화문 광장 주변에서 경찰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경찰청 국감에서 "불법집회에 대응하는 방안이 여럿 있는데 차벽까지 설치하니 민주주의 후퇴라는 비판이 많다"며 "한글날은 자랑스러운 날인데 다시 검토해달라. 차벽 설치를 피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최춘식 의원은 "개천절 집회에서 불법행위가 전혀 없었다고 볼 수도 있는데, 그렇다면 차벽을 빨리 해체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차벽을 설치하더라도 주민 불편과 교통혼잡을 최소화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서범수 의원은 "경찰이 개천절에 차량 537대를 이용해 광화문 광장 등에 차벽을 세웠다"며 "전국의 경력을 동원하고 2억원을 들여 폴리스라인을 만드는 등 과잉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는 막되 헌법에 보장된 시민의 (집회·시위) 자유는 보장하기 위해 노력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천절이었던 지난 3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 설치된 경찰 차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시민들도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 광화문 인근에 있는 직장에 다니고 있다고 밝힌 30대 회사원 김 모 씨는 "집회 자유도 좋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면 당장 생명이 위태롭다"면서 "독재 공권력 성격이 아닌 (감염병) 방역의 목적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또 다른 2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코로나 방역 조치로 이해할 수 있지만, (집회 통제 수준이) 너무 과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좀 적절하게 대응을 하면 이렇게 갈등이 일어나지도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글날에도 경찰이 차벽을 통한 집회 봉쇄 방침을 밝힌 가운데 법원은 '도심집회 금지를 멈춰달라'며 보수단체가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안종화 판사)는 전날(8일) '8·15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서울종로경찰서와 서울시를 상대로 낸 옥외집회 금지처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코로나19의 감염 예방 및 확산 방지라는 공익을 실현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이 야기될 수 있고, 이는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명백한 위협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대해서 재판부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는 상황에서 전국 각지에 거주하는 1천명이 대중교통 등을 통해 집회에 나선다면 불가피하게 밀접 접촉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집회를 매개로 한 감염이 발생할 경우 감염경로 파악에 심각한 어려움이 생기고 그 확산도 자명해 보인다"고 했다.

한편 서울시는 시청역, 경복궁역, 광화문역 등 광화문 인근 지하철역 4곳 무정차 통과와 출입구 폐쇄 등 '원천 차단'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전날 "집회 개최 시, 철저한 현장 채증을 통해 불법집회 주최자·참여자는 고발 조치하고,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손해배상 청구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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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에 길게 설치된 차벽./뉴시스

국민의힘은 한글날인 9일 “세종대왕은 ‘소통대왕’ 이었는데, 세종대왕에게 오늘은 꽉 막힌 날이 될 듯하다”고 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세종로라 이름 붙여진 광화문 광장에서 세종대왕 동상은 한나절 내내 울타리와 차벽에 갇혀 지낼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배 대변인은 “하늘이 열린 지난 개천절에도 10585개의 울타리와 537대의 경찰버스 차벽에 둘러싸여 있었다”며 “공권력이 살아있는 하루였다”고 했다.

배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오늘도 광화문에 가지 않고 방역 지침을 준수한다”며 “그런데 정부가 코로나19를 빌미로 민주주의를 탄압한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연휴에 인산인해를 이루는 다른 곳에 대한 대책 정도는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핑계로 정권에 반하는 목소리를 아예 차단하겠다고 하는 위험한 반헌법적 억지”라고 했다.

한글날인 이날도 경찰의 ‘차벽’이 광화문을 둘러쌌다. 경찰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과잉대응이란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지난 개천절 때와 비슷한 규모의 인력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비 기자 sb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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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말모이 원고_'알기' 부분(사진=문화재청 제공)2020.10.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문화재청이 '말모이 원고'(국가등록문화재 제523호)와 '조선말 큰사전 원고'(국가등록문화재 제524-1호, 524-2호) 등 2종 4건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이날 열린 제5차 문화재위원회 동산문화재분과 회의에서 결정됐다.

'말모이 원고'와 '조선말 큰사전 원고'는 일제강점기라는 혹독한 시련 아래 우리 말을 지켜낸 국민적 노력의 결실을 보여주는 자료로, 대한민국 역사의 대표성과 상징성이 있는 문화재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문화재청은 독립운동사료를 포함한 근현대문화유산에 대한 적극적인 역사․학술적 가치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2019년부터 자문회의 등에서 국가등록문화재를 대상으로 이를 검토했다.

그 결과 '말모이 원고' 등 총 9건의 문화재가 지정조사 대상으로 선정돼 올해부터 조사를 실시해 왔으며, 그 첫 결실로 이번에 우리말과 관련된 국가등록문화재 2종이 보물 지정 예고 대상으로 결정됐다.

국가등록문화재 제523호 '말모이 원고'는 학술단체인 '조선광문회(朝鮮光文會)' 주관으로 한글학자 주시경(1876~1914)과 그의 제자 김두봉(1889~?), 이규영(1890~1920), 권덕규(1891~1950)가 집필에 참여해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사전 '말모이'의 원고다.

'말모이'는 말을 모아 만든 것이라는 의미로, 오늘날 사전을 의미를 하는 순우리말이다. 주시경과 제자들은 한글을 통해 민족의 얼을 살려 나라의 주권을 회복하려는 의도로 '말모이' 편찬에 매진했다.

'말모이 원고' 집필은 1911년 처음 시작된 이래 주시경이 세상을 떠난 1914년까지 이뤄졌으며, 본래 여러 책으로 구성됐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금은 'ㄱ'부터 '걀죽'까지 올림말(표제어)이 수록된 1책만 전해지고 있다.

240자 원고지에 단정한 붓글씨체로 썼고 '알기', '본문', '찾기', '자획찾기'의 네 부분으로 구성됐다.

'말모이 원고'의 가장 큰 특징은 이러한 체제가 한 눈에 보일 수 있는 사전 출간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원고지 형태의 판식(책을 쓰거나 인쇄한 면의 테두리 또는 짜임새)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서울=뉴시스]조선말 큰사전 원고_'한글' 부분(사진=문화재청 제공)2020.10.08 photo@newsis.com
마치 옛것과 새것이 혼합된 듯, 고서(古書)의 판심제(판심에 표시된 책의 이름)를 본 따 그 안에 '말모이'라는 서명을 새겼고, 원고지 아래 위에 걸쳐 해당 면에 수록된 첫 단어와 마지막 단어, 모음과 자음, 받침, 한문, 외래어 등의 표기 방식이 안내돼 있다.

1914년 주시경이 세상을 떠난 뒤 1916년 김두봉이 이 '말모이 원고'를 바탕으로 문법책인 '조선말본'을 간행하기도 했으나, 김두봉이 3․1운동을 계기로 일제의 감시를 피해 상해로 망명하고 이규영도 세상을 떠나면서 이 원고는 정식으로 출간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조선어학회의 '조선말 큰사전' 편찬으로 이어져 우리말 사전 간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데 결정적인 디딤돌이 됐다.

'말모이 원고'는 ▲현존 근대 국어사 자료 중 유일하게 사전 출판을 위해 남은 최종 원고라는 점 ▲국어사전으로서 체계를 갖추고 있어 우리 민족의 독자적인 사전 편찬 역량을 보여주는 독보적인 자료라는 점 ▲단순한 사전 출판용 원고가 아니라 일제강점기 우리말과 글을 지키려 한 노력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역사적·학술적 의의가 매우 크다.

국가등록문화재 제524-1호, 524-2호 '조선말 큰사전 원고'는 조선어학회(한글학회 전신)에서 1929~1942년에 이르는 13년 동안 작성한 사전 원고의 필사본 교정지 총 14책이다. 한글학회(8책), 독립기념관(5책), 개인(1책) 등 총 3개 소장처에 분산돼 있다.

개인 소장본은 1950년대 '큰사전' 편찬원으로 참여한 고(故) 김민수 고려대 교수의 유족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말 큰사전 원고'의 '범례'와 'ㄱ'부분에 해당하는 미공개 자료로서, 이번 조사 과정에서 발굴해 함께 지정 예고하게 됐다.

'조선말 큰사전 원고'는 철자법, 맞춤법, 표준어 등 우리말 통일사업의 출발점이자 결과물로서 국어사적 가치가 있지만, 조선어학회 소속 한글학자들뿐 아니라 전국민의 우리말 사랑과 민족독립의 염원이 담겨있었다는 점에서 더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서울=뉴시스]조선말 큰사전 간행을 위한 편찬위원회 창립 기념식 장면(1929.11.2 동아일보)(사진=문화재청 제공)2020.10.08 photo@newsis.com
1929년 10월 31일 이념을 망라해 사회운동가, 종교인, 교육자, 어문학자, 출판인, 자본가 등 108명이 결성해 사전편찬 사업이 시작됐고, 영친왕(英親王)이 후원금 1000원(현재기준 약 958만원)을 기부했으며, 각지의 민초(民草)들이 지역별 사투리와 우리말 자료를 모아 학회로 보내오는 등 계층과 신분을 뛰어넘어 일제의 우리말 탄압에 맞선 범국민적 움직임이 밑거름이 됐다.

'조선말 큰사전 원고'는 ▲식민지배 상황 속에서 독립을 준비했던 뚜렷한 증거물이자 언어생활의 변천을 알려주는 생생한 자료라는 점 ▲국어의 정립이 우리 민족의 힘으로 체계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실체인 점 ▲한국문화사와 독립운동사의 매우 중요한 자료라는 점에서 대표성·상징성이 있다.

문화재청은 보물로 지정 예고한 '말모이 원고' 등 2종 4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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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박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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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기나이트'

배우 최귀화가 주연으로 출연을 확정 지으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영화 ‘부기나이트’(가제)의 대본 리딩 현장 사진이 공개됐다.

영화 ‘부기나이트’는 북한의 갑작스러운 핵 폭발 예고로 종말을 앞둔 평범한 회사원이 후회 없는 하루를 보내기 위한 계획을 짜던 중 5명의 여성을 만나게 되고, 예기치 못한 극한상황에 휘말리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판타지 영화다. 10일 크랭크인을 앞두고 충무로 연기파 배우 최귀화 등 주,조연 배우를 비롯한 주요 제작진이 지난 7일에 대본 리딩을 진행했다.

첫 리딩임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은 호소력 짙은 연기를 선보여 앞으로의 촬영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우려에 참여를 최소화하고 마스크, 손소독제, 발열체크 등 모든 관계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대본 리딩이 진행됐다는 후문.

최귀화는 종말을 맞아 삶과 죽음이라는 기로에 선 남자 주인공 유빈 역을 뛰어난 집중력과 특유의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연기로 구현, 말투 하나 어조 하나 놓치지 않는 몰입력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파워볼

이렇듯 독창적인 시나리오와 신선한 전개방식에 대사, 눈빛, 표정을 주고받을 때마다 환상적인 호흡으로 실제 현장의 방불하게 하는 배우들의 케미와 시너지가 모여 열띤 분위기를 조성,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부기나이트’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더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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